죄는 영혼 속에서 육체 속에 잠복해 있는 소모열과 같습니다. 소모열은 알려지거나 느껴지지 않고, 온 몸에 병을 퍼지게 하는 유력한 원인이 되는데, 죄도 역시 그렇습니다. 또는 죄는 성 안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는 반역자와 같습니다. 반역자처럼 죄도 숨어서 목숨 걸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이 질병, 아니 영혼의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죄의 교리에 대해 배웠지만, 죄의 힘에 대해서는 무지합니다. 죄가 얼마나 치명적인 원수인지 생각조차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소모열을 갖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 목숨을 소중히 여긴다면 열이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 주어도 듣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율법이 하는 일이 바로 이렇습니다. 율법은 이 원수를 찾아냅니다. 영혼 속에 이런 반역자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영혼에게 알려 줍니다.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곧 율법이 탐내지 말라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내가 탐심을 알지 못하였으리라"(롬7:7).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즉 충분히, 분명히, 명백히 알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양심이 죄를 주목하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양심이 죄를 주목한다고 해서 사람이 죄를 분명히 그리고 명백히 알 수는 없습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한 맹인이 눈을 뜬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양심도 죄에 대해 그런 정도의 시야를 갖게 합니다.. 그러나 율법이 오면 비로소 영혼은 내재하는 죄에 대한 분명한 시야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율법이 하는 일은 바로 은밀하게 숨어 있는 장소에서 죄라는 반역자를 끌어내 더 이상 죄가 영혼의 친구가 아니라 원수임을 밝히는 것입니다. 영혼은 율법이 오면 이 원수의 정체에 대해 더 이상 무지하지 않게 됩니다.
<기도>
마음에서 역사하는 죄를 죄로 알 수 있도록 은혜를 베푸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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