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10(금) "죄 죽임은 죄를 다른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아니다"
죄가 단지 다른 것으로 전환할 때 그것은 죄를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마술사 시몬은 잠시 마술에서 떠나 있었으나 그를 부추기는 탐욕과 야심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단지 다르게 행동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그에게 "내가 보니 너는 악독이 가득하다."(행8:23)고 말합니다. 이 말은 이런 뜻입니다. '네가 신앙고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술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욕심은 네 안에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욕심의 줄기만 바뀌었을 뿐이다. 따라서 욕심이 다른 방식으로 행사되고 표출된 것이니, 악독이 가득한 것은 예전이나 같다.'
어떤 사람이 자신에게 욕심이 있음을 깨닫고 욕심이 분출되는 것을 쉬쉬하며, 으레 그랬던 것처럼, 분출되지 않도록 조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동일한 욕심이 잉태한 타락으로 인해 육체가 곪아 터지고, 그것이 다른 곳으로 분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은혜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납니다. 이것은 관계, 관심, 계획 등의 변화가 삶의 과정에 어떤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니,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격이 변할 때 이런 전환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죄 죽이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대체로 젊었을 때 가졌던 욕심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욕심을 다른 것으로 바꾼 경우에 해당되고, 종이 섬기던 자를 떠나 다른 자를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교만을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육욕을 바리새주의로, 허영을 타인에 대한 경멸로 바꾸는 사람은 죄를 죽였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단지 죄를 버린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는 자기 주인을 바꾸었을 뿐, 여전히 종입니다.
<기도>
죄를 다른 것으로 전화시킨 것을 죄죽임으로 착각하지 않게 하시며 늘 겸손하게 가난한 심령을 갖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